전례

독서 대 및 해설 대

Joannes 2015. 5. 2. 12:06

 

독서 대 및 해설 대

 

 

 

위치 독서 대 : 제대 왼편(신자 석에서).

         해설 대 : 제대 오른편(신자 석에서)

 

 

독서 대 : 말씀 전례(典禮)의 중심을 이루는 부분으로서,

성경을 읽고 이에 대한 해설과 강론을 하는 장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곳)

 

독서대가 미사 안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기까지에는 긴 역사를 거쳐 왔다.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 중에 성경을 읽는 것은 예루살렘 밖에 사는

이스라엘인이 회당에서 거행하던 예배 안에서 발견되며,

이때 성경 봉독을 위한 독서대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이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쳐

그리스도교 전례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성경 봉독을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하게 되었다.

 

지금 남아 있는 초기 그리스도교 성당들의 구조를 보면,

독서 대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끔

제대 근처의 조금 높은 곳에 마련되어 있다.

 

로마교회에 독서대가 도입된 것은

7세기 이후로, 로마에 자리 잡은 비잔틴 계통의 사람들에 의해서이며,

한 성당에 하나의 독서 대를 마련함으로써

성경 낭독과 시편 낭송, 강론이 함께 이루어졌다.

, 말씀 전례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그 당시의 독서대가 담당한 것이다.

 

중세에 들어와 신자들이 라틴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모든 독서를 사제(司祭)가 혼자 낭독하는 관행이 자리 잡게 되면서

독서 대는 말씀 전례의 중심이 아니라

단순히 제대 위의 책받침대로 전락하였다.

이때 말씀 전례는 미사 안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으며,

신자들 역시 말씀 전례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말씀 전례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면서 개정된 미사경본 총 지침272항은

독서대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의 권위는 그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가

성당 안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요구한다.

그 자리는 말씀 전례 동안 교우들의 관심이 쉽게 집중될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독서 대는 원칙적으로 고정된 자리에 마련될 것이요,

이동식 가설물이 아니어야 한다..”

 

독서대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성찬(聖餐) 전례와 더불어

하느님의 말씀도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찬 전례의 중심인 제대 못지않게 말씀 전례의 중심인

독서 대 역시 성당 구조에 있어 합당한 자리를 차지하여야 할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 간혹 구약과 신약서간, 시편낭송을 위한 독서 대와

복음 낭독과 강론을 위한 독서 대 따로 마련하는 곳이 있는데,

현대 전례학에서는

가능한 한 하나의 성당에 하나의 독서대의 원칙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말씀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독서와 강론이

하나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해설 대 : 미사해설자가 미사해설을 돕는 곳

 

독서대와 독서자

 



성당에서 하느님 말씀 선포하는 자리

독서대 오를 때 하는 인사 제각각…
각 교구에서 관련 지침 마련해야
 
미사의 말씀 전례는 독서대여서 주로 이뤄진다.
‘로마미사경본 총지침’은
“독서대에서는 오로지 독서들, 화답송, 파스카 찬송을 한다.
그러나 강론과 보편 지향 기도도 할 수 있다”고 밝힌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1980년대 초까지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는 한국에서 유일한
‘설교대’(pulpitum)가 제대를 바라보며 오른쪽 세 번째 기둥에 있었습니다.
현대적 음향 시설이 없던 시절, 성당 회중석 중간에 이런 ‘설교대’를 만들어
복음과 강론 및 특별한 설교를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했지요.
로마의 트라스테베레에 있는 성모 마리아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in Trastevere)은
‘설교대’에 마이크를 설치해 여전히 복음 선포를 위하여 사용하는
전통과 발전의 조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사의 말씀 전례는 독서대에서 주로 이뤄집니다.
「로마미사경본 총지침」에 따르면
“독서대에서는 오로지 독서들, 화답송, 파스카 찬송을 한다.
그러나 강론과 보편 지향 기도도 할 수 있다”(309항)라고 합니다.
화답송의 경우 ‘시편 담당자 또는 독서자가 시편 구절을 바치고,
일반적으로 교우들은 후렴을’(129항) 바칩니다.
한국 성당에서는 대개 해설자와 성가대가 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각 성당에 가면 독서자가 독서대에 가면서 인사하는 곳이 있는데,
대개 세 곳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대입니다.
‘십자가의 희생 제사가 성사적 표지로 재현되는 곳이며,
미사에 모인 하느님 백성이 다 함께 참여하는 주님의 식탁’(296항)인 제대는
성찬례로 이뤄지는 감사 행위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집전자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집전자의 인격 안에’(27항) 현존하시며,
이를 통하여 집전 사제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회중을’(30항) 이끌어
거룩한 백성 전체와 모든 참석자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를 바칩니다.

세 번째는 독서집이지요.
하느님 말씀을 전례 주년에 따라 배분한 독서집을
하느님 말씀을 대하듯 인사합니다.



이렇게 인사하는 곳이 각기 다른 이유는
현재 전례 규정에 독서자가 인사해야 하는 곳에 대한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각 교구에서 관련 지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제가 미사를 드리기 위해 입당하여 제단 아래에서 제대를 향하여 인사하는 것입니다.
미사를 마치고 퇴장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독서자도 독서를 하기 위해 제단 위 독서대로 오르기 전과 후,
제대에 인사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부활 시기에 명동대성당을 가보면 파스카 촛대가 독서대 옆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성주간 파스카 성삼일」 예식서에
“부제는 독서대 옆이나 제단 안에 마련된 큰 촛대에 파스카 초를 놓는다”(195쪽)는
지침에 의한 것이며,
파스카 촛대를 파스카 선포 장소인 독서대 옆에 두는 오랜 교회 전통을 강조한 배치입니다.

‘용약하여라 하늘나라 천사들 무리’로 시작하는
파스카 찬송이 부제나 사제의 입을 통해 독서대에서 울려 퍼지며
그 옆에 어둠을 이기고 세상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파스카 초 촛불이 타오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찬미의 시간입니다.



성당에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공간,
독서대는 이미 구약의 느헤미야서에서 미리 보여졌습니다.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이스라엘 민족은 ‘물 문’ 앞 광장에 모여,
율법 학자 에즈라가 ‘나무 단 위에’(느헤 8,4) 서서 낭독하는 율법서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사건이 선포되는
독서대를 향해 집중하여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고 있지요.



 
글 _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