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8

노부부

아름다운 뒷모습 *노부부가 두 손 꼬옥 잡고 돌계단을 하나 하나 밟고 오릅니다* "별 일이로군" 나는 무슨 사연인지 궁금했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우리 만두 가게에 나타나는 거야. 대개는 할아버지가 먼저 와서 기다리지만 비가 온다거나 눈이 온다거나 날씨가 궂은 날이면 할머니가 먼저 와서 구석자리에 앉아 출입문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할아버지를 기다리곤 해. 두 노인은 별말 없이 서로를 마주 보다가 생각난 듯 상대방에게 황급히 만두를 권하다가 눈이 마주치면 슬픈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눈물이 고이기도 하고 말이야. "대체 저 두 분은 어떤 사이일까?" 나는 만두를 빚고 있는 아내에게 속삭였어."글쎄요." "부부 아닐까?" "부부가 뭐 때문에 변두리 만두 가게에서 몰래 만나요..

이야기 2016.06.30

개 한 마리가 오늘 내게 한 말

개 한 마리가 오늘 내게 한 말 / 구본형 어느 산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여름 숲이 무성합니다. 들꽃이 간밤에 내린 비로 싱싱하게 젖어있습니다. 물방울이 구르는 이파리는 내 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 중의 하나입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노래 부르고 춤추듯 당당하게 살고 있는 인생을 보는 듯합니다. 길이 막히고 들어 선 길을 되집어 나오는데, 큰길가 어느 집 이층에서 개 한 마리가 내장이 쏟아질 듯이 짖어 댑니다. 어느 놈인가 하고 올려 다 보았더니 아주 작은 종의 개입니다. 문득 저렇게 세상을 향해 짖어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나도 한 때 저렇게 짖어 대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세상에 대한 분노, 자신에 대한 분노를 저렇게 안전한 곳에서 짖어 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

이야기 2016.06.30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너 없으니까 일이 안 된다." 이 말이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소속된 공동체에서 내가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에 기분 좋았던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 칭찬은.... 내가 꿈꾸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했습니다. 내가 없으면 공동체가 무너질 정도로 공동체를 나에게 의존하게 만든 것은 나의 이기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너만 있으면 된다."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아주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했던 말입니다.! 하지만 이 칭찬은.... 내가 꿈꾸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서 두 발짝 뒤로 물러나게 했습니다. 따라 주는 이 아무도 없는 것은 바로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야! 너 천재구나!"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풍부..

이야기 2016.06.30

보는 관점

Perspective : 보는 관점(觀點)에 따라서는. One day, the father of a very wealthy family took his son on a trip to the country with the express purpose of showing him how poor people live. 어느날, 굉장한 부자집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이 어찌 사는가를 보여주려고 어린 아들을 데리고 시골로 갔다. They spent a couple of days and nights on the farm of what would be considered a very poor family. 둘이서 찢어지게 가난한 시골 농장에서 2~3일을 보냈다. On their return from their trip..

이야기 2016.06.30

인천고등학교 발원지가 현 제물포고 자리라는데...

인천고등학교 발원지가 현 제물포고 자리라는데... 인천고등학교의 전신이 인천상업학교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천고등학교의 뿌리는 한 마디로 간단히 정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이 얽히면서 좀 복잡합니다. 1950년 6월 20일 “인천고등학교”라는 학교 현판이 현재 제물포고등학교 강당 우측에 있던 당시 인천중학교 정문의 좌우 기둥에 나란히 걸리게 됩니다. 제물포고등학교가 생기기 전의 일이지요. 3월도 9월도 아닌 6월 20일이 된 이유는 50년 3월 10일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학기 시작이 9월에서 4월로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미 군정 시절 시행하던 9월 새 학년 방식에서 예전에 쓰던 일본식 4월 새 학년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지요. 49년 9월 새 학년을 시작한 학생들이 50년 5월에..

이야기 2013.03.06

鄧小平 '공칠과삼(功七過三)'의 법칙

등소평(鄧小平)의 '공칠과삼(功七過三)'의 법칙 중국에는 있는데 한국에는 없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공칠과삼(功七過三)'의 문화다. 등소평(鄧小平)이 모택동(毛澤東)의 행적을 평가하면서 그의 공(功)이 일곱 가지이고 과(過)가 세 가지인데, 공이 과보다 크기 때문에 그를 중국 근현대사의 최고지도자로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인생만사에 공(功)과 과(過), 득(得)과 실(失), 미(美)와 추(醜)의 상반된 면이 공존한다는 만물의 진리를 가리키고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중국의 통치체제는 안정되고 사회와 경제가 그 바탕 위에서 큰 흔들림 없이 발전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삼협대학이 주최한 세계대학총장협의회에서 24개국 총장들이 환담하는 자리에서 주고받은 이 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은..

이야기 2012.12.15

조선왕조

1대 태조 (이성계) 왕위 1392-1398(57-63세) 사망 73세(1408) 중풍 / 동구릉의 건원릉 자녀 13명 함경도 여진족 동네에서 대장하다가 원나라 대신 고려로 들어와 고려를 접수했음 조선을 세웠으나 젊은 아들들의 등쌀에 임금 물려주고 쫓겨 남 2대 정종 (이방과) 왕위 1399-1400(42-43세) 사망 62세(1419) 노환 / 후릉(유일하게 북한지역 판문점 북쪽) 자녀 23명 동생에게 떠밀려 임금 자리에 올랐으나 1년 만에 도로 주고 팔자 편한 야인이 됨 아기만 부지런히 만들었음 3대 태종 (이방원) 왕위 1401-1418(34-51세) 사망 55세(1422) 폐렴 / 헌릉 자녀 29명 / 16남 13녀 조선의 모든 체제를 실질적으로 만든 임금. 그 와중에 가족 간의 분쟁이 있어서 점..

이야기 2012.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