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김영임 - 회심곡(저승사자)

Joannes 2011. 8. 15. 19:28

 

 

 

 

 

일직사자 손을 끌고, 월직사자 등을 밀어 풍우같이
재촉하여 천방지방 몰아갈제 높은 데는
낮아지고, 낮은 데는 높아진다. 사자님아 사자님아
내말 잠깐 들어주오. 시장한데 점심하고 신발이나
고쳐신고 쉬어가자 애걸한들 들은 척도 아니하고
쇠뭉치로 등을 치며 어서가자 바삐가자
이렁저렁 여러날에
저승 원문(轅門) 다다르니 우두(牛頭)나찰, 마두나찰 소리치며
달려들어 인정달라 비는구나, 인정쓸 돈 반분없다
단배곯고 모은 재산, 인정한푼 써볼손가, 저승으로
옮겨올까, 환전붙여 가져올까, 의복벗어
인정쓰며 열두대문 들어갈제 무섭기도 그지없고
두렵기도 측량없다.
남여죄인 잡아들여, 형벌하며 묻는 말이
이놈들아 들어봐라, 선심(善心)하려 발원하고 인세(人世)간에
나아가서 무슨 선심 하였는가, 바른대로 아뢰어라
용변비간(龍?比干) 본을 받아, 임금님께 극간하여 나라에
충성하며, 부모님들께 효도하여 가법(家法)을 세웠으며
배고푼이 밥을 주어 아사구제 하였는가,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 하였는가, 좋은 곳에 집을 지어
행인공덕 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를 놓아 월천공덕
하였는가, 목마른이 물을 주어 급수공덕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 공덕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드려 마음닦고 선심하여 염불공덕 하였는가,
어진 사람 모해하고 불의행사 많이 하며, 탐재함이
극심하니 풍도(?都)옥에 가두리라.
착한 사람 불러들여 위로하고 대접하며 몹쓸 놈들
구경하라, 이 사람들은 선심으로 극락세계 가올지니
이 아니 좋을 손가, 소원대로 물을 적에 네 원대로
하여주마 극락으로 가려느냐, 연화대로 가려느냐,
옥제에게 주품하사, 남중절색 되어나서 요지연에
가려느냐, 백만군중 도독되어, 장수몸이 되겠느냐,
어서 바삐 아뢰어라, 옥제전에 주품하여
석가여래 아미타불, 제도하게 이문(移文)하라. 산신불러
의논하며 어서 빨리 시행하라, 저런 사람 선심으로
귀히되어 가느니라, 대웅전에 초대하여 다과올려
대접하며, 몹쓸 놈들 잡아내어, 착한 사람 구경하라.
너의 놈은 죄중하니 풍도옥에 가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