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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日曜日)? 주일(主日)?

Joannes 2016. 12. 31. 16:34

알아봅시다-일요일(日曜日)? 주일(主日)?

우리는 대개 요일을 셀 때, 

‘월, 화, 수, 목~’ 으로 세고, 그래서 일요일이 맨 마지막이다. 

그런데 달력을 보면,일요일부터 시작하여 '‘일, 월, 화, 수, 목~’ 으로 되어 있다.

예전에는 토요일은 반공휴일이라 하고,
일요일은 공휴일이라고 하였는데, 

주간의 첫째 날인 일요일이 공휴일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언뜻 생각할 때 우리는 

성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이렛날에 쉬셨다’(창세 2,2 참조) 는 말씀을 떠올리며

(공)휴일을 정해 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에서의 쉬는 날 즉  안식일이라 한다면, 

첫째 날인 일요일이 아니라 일곱째 인 토요일이 쉬는 날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유다인들은 토요일을 안식일로 삼고 있으며, 

예수님시대에도 안식일이라 함은 현재의 토요일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일요일에 쉬게 된것일까? 
일요일에는 혹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일요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단순히 토요일 다음에 오는 날이 아니며, 

또 한 주간의 첫째 날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일요일은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이다. 

복음서에 따르면 안식일이 지난후 주간 첫날 매우 이른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몇몇 여인은

흰옷을 입은 어떤 젊은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된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르 16,6).
 
예수님께서는 안식일(토요일) 다음 날, 

즉 일요일에 부활하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날 또한 

일요일이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날이 바로, 

‘주간 첫날 저녁’이었던 것이다(요한 20,19 참조)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스에게 예수님께서는 

‘여드레 뒤’에 나타나시는데(요한 20,26 참조) 이 날도 역시 일요일을 뜻한다. 
나아가 예수님의 승천 후 제자들이 함께 모여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했던 날도 

바로 ‘주간 첫날’이었다(사도 20,7 참조).
 
즉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안식일 다음날’, ‘주간 첫날’, 

‘여드레 뒤’는 모두 같은 날을 가리키는 말이며 그 날은 바로 일요일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이 날을

‘주님의 날’ 또는 ‘주일(日)’이라고 부른다(전례헌장, 106항 참조).
 
이후 321년, 로마 황제였던 콘스탄틴 대제(콘스탄티누스 1세)는 

사회를 그리스도교화 하는 과정에서 

주님의 날(주일)인 일요일을 휴일로 제정하였고, 

그리스도인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 노동자들이 쉬도록 하였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 날은 유다인들의 안식일과 유사한 의미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의무적 휴식의 날’이 되었던 것이다. 

 

한국천주교회에서도 신자들로 하여금 주일(그리고 의무 축일)에 

‘육체적인 노동을 하지 않는 파공’(罷 : 그칠 파, 工 : 일 공)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주일! 그날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이며,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신 날이며, 

교회 공동체가 함께 모여기도했던 날이다.
 
[2016년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복음화연구소장)]